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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기 힘들어 하면서 돈 써 가면서 같이 버리는 것들이 있다. 똥 오줌이 그렇다. 귀한 자원인 똥 오줌을 돈 들여 정화하고, 돈 들여 먼 바다로 싣고 나가 버린다.

이런 예는 우리 생활속에도 아주 많다. 우리를 편하게 할 것이라는 미신 때문에 돈 줘 가면서 버리는 귀한 자산들이 아주 많다. 쉽게 사버리는 것들이 그렇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직접 만들어 쓴다.

타작하는 날 아침에 나는 농기구를 하나 만들었다. 철물점에 가면 기껏 3,000원 하는 것이지만 나는 사는 대신에 만들기로 했다. 내 창의력과 손 재주와 보람과 집중의 시간을 돈까지 줘 가며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완성된 당그레다. 당그레는 나락을 널어 말릴 때 필수적인 농기구다. 옛날에는 송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맨발을 끌고 다니면서 나락에 골을 파서 효과적으로 나락이 마르도록 했다.

요즘 나오는 플라스틱 제품 모양을 본 따 만들었는데 질감도 좋다. 무엇보다 가벼워서 좋다.

베니어 판에 연필로 본을 그렸다. 본을 잘 그려야 된다. 그것이 첫 걸음이다.
ㄱ 자로 간격을 정확하게 그어 나갔다.

본을 만든대로 정교하게 잘라냈다. 직소기를 사용했다. 곡면을 자를 때는 특별한 집중이필요하다. 호흡, 자세, 각도를 잘 맞춰야 한다. 무엇보다 천천히 직소기를 움직여야 매끈한 곡면을 만들 수 있다.

당그레 판에 손잡이 다는 작업. 얇은 베니어 판에 둥근 나왕 손잡이를 다는 것은 쉽지 않다. 힘이 쓰이는 부위라 튼튼하게 달아야 한다. 곁으로 지지목을 대고 가는 타커기 못을 박는 것으로 했다.

일반 못을 박으면 나왕 손잡이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나왕목의 특징은 잘 쪼개진다. 반듯하고 가벼운 대신에.

내가 만든 당그레로 나락을 널었다.

우리나라에 꼭 하나 뿐인 당그레라면 얼마나 쓸쓸하랴 싶어 하나를 더 만들었다. 두번째 만드는 시간은 짧았고 곡면들은 더 부드러웠다.

며칠 나락을 말리고 푸대에 담는 날. 갑자기 빗방울이 투닥거렸다. 하던 일 제쳐두고 달려와서 기꺼이 와서 도와 준 아랫동네 '장수 하늘소 마을'에 사는 후배에게 그 하나를 줬다.

[출처]  (부모를 모시(려)는 사람들 - 자식키우기 반만이라도) |작성자 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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