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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보는 한국 경제

조회 수 4595 추천 수 0 2011.09.30 10:12:32
월가 "한국 최악상황도 염두에 둬야"
대외의존도 지나쳐… 동남아 시장보다 되레 역풍에 취약
"보유외환 3,000억弗 유로존 위기 확산 땐 얼마 버티지 못할 것"
입력시간 : 2011.09.29 17:35:56
수정시간 : 2011.09.29 20:32:5
  • 자료사진
"한국의 외화자금 사정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진 것은 투자자들이 한결같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000억달러로도 유럽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UBS글로벌 에셋매니지먼트의 한 펀드매니저)

유럽 채무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요즘 한국에 대한 월가의 시각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국내 증권사 뉴욕지점의 딜러들은 요즘 펀드매니저들에게 전화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분위기가 워낙 사나워진데다 한국물에서 손실을 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의 시중은행ㆍ공사 등이 무더기로 해외채권 발행을 시도하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투자자를 모으지 못하자 한국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가 딜러들 사이에서는 "한국 정부가 달러자금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은행들을 내몬 결과"라며 "자충수를 둔 꼴"이라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은 한국이 지나치게 대외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탓에 인도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보다 오히려 외풍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저축은행에 대한 무더기 영업정지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헤지펀드인 알라딘캐피털의 스콧 맥도널드 이사는 "올 초 9개에 이어 이달에 업계 2위 업체를 포함한 7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며 "이는 한국경제의 약점이 어디인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주식 매도세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매를 우려해 미국 주식도 무더기로 처분하는 '패닉셀링(panic selling)' 현상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국만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뮤추얼펀드 등 대형 투자가들보다는 규모가 작은 소형 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발 빠르게 처분하고 있다"며 "특히 유럽에 민감한 조선주 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노무라종합연구소의 한상훈 부사장은 "최근 며칠 시장이 안정을 찾는 듯이 보였지만 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유럽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기까지는 큰 고비를 여러 차례 넘어야 할 것"이라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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