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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나다. 어머니 날.

조회 수 5252 추천 수 57 2009.05.13 11:50:51

▲ 어머니 날 아침 밥상에 꽃을 놨다

 

어머니 날.

밥상에 꽃을 놨다.

철쭉꽃이 살짝 붉힌 촌 사람 수줍음 같다.

워낙 고지대라 우리 동네서만 볼 수 있는 철쭉 꽃이다.

 

   
밥상의 꽃을 보시는 어머니

 

아니나 다를까.

"밥상에 웬 꽃이냐?"

밥 먹는 밥상에 꽃병 놓는 놈이 어딧냐고 야단이시다.

어머니 날이라고 했더니 '지럴하고 있다'하신다.

삶 자체가 버거우시니 꽃인들 반가우랴.

 

어머니가 해 달라셨던 김치국밥은

그래도 어머니의 환대를 받았다.

"간간 하구나..."

하시면서 두 그릇이나 드셨다.

 

할머니에게 꽃을 드리는 손자

 

내가 드렸다가는 또 야단 맞을까봐

아들을 시켰다.

"할머니 꽃 달으세요."

"아내(안해)"

"오늘이 어머니 날이에요."

"지럴하고 자빠졌다. 나는 젊을때도 그렁거 안 했어. 저리 치아~"

 

꽃송이는 끝내 어머니 가슴에 달리지 못했다.

 

 

   
꽃송이 만들기

 

어머니 날 새벽부터 산과 들을 누볐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냇가에 핀 꽃, 밭 높은 언덕에 핀 꽃.

 

의외로 꽃들이 많지 않았다.

대신 흰꽃이 많았다. 유난히.

새로운 발견이었다.

 

색색가지 한지를 펼쳐놓고

가위,은박지 호일,사인펜, 가는 철사 등등

소품들을 늘어놓고

꽃다발과 꽃송이를 만들었던 것이다.

 

진짜 꽃.

자연속에서 자란 진짜 꽃으로.

 

   
거절 당한 어머니 날의 꽃송이

 

제법 잘 만들었다.

어머니 날 꽃송이.

꽃 색깔도 잘 섞었고

꽃 크기도 잘 나누었고

길이도 들쭉날쭉 이쁘게.

 

꽃 집 아가씨가 되어

꽃 송이를 만들었다.

 

 

마루에 꽃 병을 놓았다. 글씨도 써 넣었다. 

 

밥상에 놨던 꽃병은 리본을 달아 마루에 놓았다.

어머니가 매일 어루만지며 애지중지 하는 돌확 위에다.

 

꽃 병 앞에는 어머니가 여러 날 째 계속해서 가리고 있는 팥 그릇이 있다.

 

 

 

 ▲ 아랫집 할머니를 주고는 좋아하시는 어머니

 

꽃보다 더 환하게 피어 나신 어머니 웃음꽃.

 

아랫집 할머니 가슴에 꽃송이를

달아 주시면서

더 좋아하시는 어머니.

 

어머니날

제대로 피어 난 꽃

가장 아름다운 꽃.

 

어머니 웃음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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